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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could be "

2015. 3. 5.

시즌 개막


 본격 상반기 취업 시즌이 돌아왔다.

 얼마 전 졸업한(나도 작년 하반기 취업이 됐으면 이번에 했어야 했다) H형의 페이스북 포스팅이 기억에 남는다.

 'x학년이 끝나면 x+1학년으로 승급됐던 규칙은 깨져버렸다... 그냥 x됐다.. ^^'

 나는 저 X의 의미를 정확히 안다. 나 뿐만 아닌 모든 취준생들이 알 것이다. 답답함과 초조함, 불안함과 자괴감. 아니 그 뿐이랴. 며칠 전, 제 2의 사춘기가 왔냐는 누군가의 말에 무언으로 인정을 해버렸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달님반, 1학년, 2학년, 3학년, 08학번, 08년 12월군번, 그리고 대학 5학년.

 우리는 어려서부터 반, 번호, 이런 숫자에 얽메여 살아왔다. 그런 까닭인지,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소속이 없다는 것이 정말이지 슬프게 느껴진다. 실패를 거듭하다보면, 자신의 꿈과 미래를 실현시킬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소속 시켜줄, 받아줄 곳을 찾는 기분이 든다. 불확실함이 가져오는 두려움이겠지.

 내 멋대로 불확실성을 해석하자면, 한마디로 지금 하기 달렸다는 뜻이다. 그래서 5학년 대학교 화석으로 진화하며 한번 더 움츠려 본다. 각오는 비장하다. 피에 술 한 방울 없이 이렇게 오그라드는 글을 썼지만, 부디 몇 개월 뒤 행복한 모습으로 부끄러워하길 나에게 바란다.




▶ 스페인 La Rambla 거리를 지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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